저녁산을 바라보며
2017. 10. 2. 18:22ㆍ시 모음/시
저녁산을 바라보며
이 성 선
어제는
산사의 마당에서
제 그림자를 쓸어내고 있는
사람을 하나 만났습니다.
오늘 저녁은 다시
잎 다 떨어진 나무 아래서
제 그림자가
큰 나무의 그림자가 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을 하나
만났습니다.
살아 있음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입니까.
생명의 신비란 무엇입니까.
가을은 오고
물결은 높은 가지 끝 별에 부딪는데
나는 아무 아는 것도 없이
저녁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