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2013. 6. 6. 13:07ㆍ시 모음/시
산행
오 세 영
산으로 가는 길은 맨 먼저
누가 냈을까.
다람쥘까, 산토낄까, 아니면
우리네 옛 할머니일까,
熊女 할머니 처녀적 고운 발바닥이
사뿐히 즈려 밟았을 점토 흙 숲섶엔
솜다리꽃 한 송이
맑은 향기를 품고 있는데
산으로 가는 길은 누가 왜
낸 것일까.
바람일지 몰라,
바다에서 불어와 산으로 가는 바람
흰 구름일지 몰라,
산에서 일어 하늘로 가는 흰 구름
들 끝나 산이 있고
산 끝나 하늘 있는데
다람쥐 따라 산토끼 따라
산으로 산으로 오르는 걸음,
하늘로 하늘로 내딛는
行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