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붓꽃
2013. 5. 30. 15:28ㆍ사진/야생화
난쟁이붓꽃
김 승 기
환한 햇살 아래서 오늘 너를 보았다
아주 오랜 만에 본 얼굴, 한쪽이 찌그러져 있었다
눈물로 젊음을 삼키며 접었던 기억이 가물가물
무슨 상처인지 애써 묻지 않았다
세상살이 누구든 아픔 하나 없으랴
말문을 닫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찔한 봄날
번잡한 거리에서
핫팬츠 반바지에 팬티스타킹을 입은 아가씨와
숏미니스커트 짧은 치마에 팬티스타킹을 입은 아가씨를 보았다
두 아가씨 모두 스타킹 한쪽 올이 풀어져 있었다
아침에 집 나올 때에는 저렇게
올 한 가닥이라도 풀어지지는 않았겠지
오늘 본 너의 이지러진 얼굴 한쪽을 생각했다
찢어진 한쪽을 쓰다듬으며 어루만지는
또 다른 한쪽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그래, 이것이 꽃이다
우리의 삶이 모두 이렇게
꽃이면 된다, 생각했다
□난쟁이붓꽃
붓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강원도를 비롯한 이북지방의 높은 산에 자생하는 고산식물이다. 꽃줄기는 5~8Cm이고 줄기 밑에 묵은 잎이 남아 있다. 잎은 선형(線形)으로 가늘고 꽃줄기보다 위로 자란다. 4~6월에 연한 보라의 꽃이 꽃줄기 끝에 한 송이씩 핀다. 겉꽃잎은 거구로 된 계란 모양의 긴 타원형이고 속꽃잎은 피침형이다. 수술 3개가 암술대의 뒷면에 있고 3갈래의 암술대는 다시 두 갈래로 갈라진다. 꽃이 지면서 둥근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데 엽초(葉鞘) 모양의 포(苞) 속에 들어있다. 한방에서「단화연미(單花鳶尾)」라 하여 종자와 뿌리를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