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솜다리 (5)
2013. 5. 30. 15:02ㆍ사진/야생화
산솜다리
김 승 기
가끔 멍하니 있을 때가 있다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아무 생각 없이 천장을 바라보다 눈을 감으면
설악산 공룡능선이나 화채봉 꼭대기 어디쯤에 서있다
좌우앞뒤 둘러보면 아찔한 벼랑
오싹 소름이 돋아
한여름에도 솜털옷을 껴입고
하늘만 올려다보아야 하는 숙명
벗어나려고 몸부림쳤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
그럴수록 깊이 빠져드는 그리움
뼈가 저렸다
이제, 산 아래로 물드는 노을 바라보며
맺힌 응어리 풀어놓을 시간,
차가운 외로움을 즐긴다
□산솜다리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참솜다리」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북부의 높은 산에 자생하는 고산식물로서 남한에서는 설악산에서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줄기는 밑에 묵은 잎이 빽빽하게 나고, 가지가 없으며, 자줏빛이 돌면서 전체에 흰 솜털이 빽빽하게 덮여있다. 잎은 어긋나는데 넓은 선형 또는 피침형으로 끝에 뾰족한 돌기가 있으며 양면이 회백색을 띤다. 6~8월에 줄기 끝에서 연한 노란색의 꽃이 피고, 9~10월에 갓털이 달린 열매가 흑갈색으로 익는다. 흔히「에델바이스」라고 부르고 있으나, 알프스에 자생한다는「에델바이스」와는 다른 종이다. 꽃의 모양이 솜으로 만든 것같이 보이는데, 꽃이 피지 않는 줄기와 꽃이 피는 줄기가 섞여 모여난다. 몰지각한 사람들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 2급 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희귀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