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비비추
2011. 7. 26. 10:23ㆍ사진/야생화
일월비비추
김 승 기
장님이 되는 꿈을 자주 꾼다
청맹과니의 어두운 세상
공양미 삼백 석에 딸 팔아 눈 떠야 했던 심봉사 되어
허우적거리다 놀라
잠을 깬다
가슴 쓸어내리는 꿈이다
해마다 오르는 같은 산길에서 매번 마주치는
일월비비추
해와 달이 수없이 손 비비었어도
꽃 피울 줄 모르는 장님이더니
어느 날 문득 꽃이 활짝
눈을 떴다
꽃이 핀다는 건
장님이 눈 뜨는 일,
한 세상살이에서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는
開眼이다
탁! 무릎을 치는, 깨달음이다
□일월비비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 산속의 습지 또는 시냇가에 자생한다. 잎은 뿌리에서 모여나오는데 넓은 계란형으로 잎자루의 밑부분에 자주색 점이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물결 모양을 이룬다. 포(苞)는 개화 직전에 자주색을 띤다. 7~9월에 연보라의 꽃이 꽃줄기 끝에 모여 핀다. 암술머리는 둥글다. 수술은 6개로 화관(花冠)의 길이와 비슷하다. 10월에 긴 타원형의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검은색의 씨는 납작하고 긴 타원형으로 날개가 달려 있다. 한방에서「옥잠화(玉簪花)」라 하여 잎과 꽃과 뿌리를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