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홍련, 백련

2011. 7. 10. 19:43사진/연꽃

한 송이 흰 수련

 

한 송이 수련으로

이 해 인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연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점점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홍련과 고추잠자리


연꽃

노 태 웅

 

초록 속살 빈 가슴에

떨어지는 이슬비

 

수정으로 토해내는

깨끗한 연잎 하나

 

세월의 틈바구니에

삶의 몸을 닦는다

 

진흙 깊은 연못

물안개 떠난 자리

 

햇살 퍼질 때

 

수면 위에 꽃불 밝히고

두 손 모아 합장한다

 

백련

 

백련

장 유 정

 

진흙 속에 피는 네 꽃에

어찌 이토록 맑은 영혼 숨어 있나

청아한 눈웃음으로

반기는 네 꽃에 마음 머문다

 

하얀 눈꽃 우아한 향기 풀어

도도히 물 위에 앉았다

퍼런 잎새 위를 나는 듯 앉아 있고

 

고요히 흘러가는 구름도

네 꽃에 쉬어를 간다

백련 꽃문 열 때면 황금송 수술

화려한 미소 발길 멈춘다

 

이슬 머금은 홍련

 

연꽃

안 재 동

 

해오름 시간 연못

백로 한 쌍

시리도록 푸른 창공에

그림자를 낳는다

 

새벽이슬에 체해

트림하는

연꽃의 분홍 이파리가

너무 예뻐

소년의 가슴이 붉게

젖는다

 

파란 수면에 깨어지는

설레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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