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순천 금둔사 납월홍매

2011. 4. 11. 11:30나를 찾아 걷는 길/探梅 -매화를 찾다

 

(1) 순천 금둔사 납월홍매

    順天 金芚寺  臘月紅梅

   소재지 : 전남 순천시 낙안면 상송리 산 2-1

 

금전산 금둔사에는 청매, 설매, 홍매 등 한국토종매화 100여 그루가 있다. 그중에서도 남녘의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수령 26년 된 납월홍매 6그루가 있다. 납월은 음력 섣달을 말하는데 그만큼 추운 겨울 기운을 이겨내고 일찍 피어나는 매화라는 뜻이다. 납월매는 낙안읍성에서 자라던 매화나무가 고령으로 고사하게 되어 그 자목 혹은 가지를  현 금둔사 주지 지허스님이 

옮겨 심은 것이라 한다.

 

(가) 납월홍매

 

 

 

 

 

 

수령 26년의 금둔사 납월홍매

 

 

 

낙화된 매화꽃잎이 땅도 마음도 붉게 물들이고 있다.

 

 

(나) 백매(설매)

 

 

 

 

 

 

도량을 온통 고고한 매화 암향으로  가득 차게  하는 백매(설매)

 

 

납월매(臘月梅)

찬 서리 고운 자태 사방을 비춰

뜰 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바쁜 가지 엷게 꾸며 반절이나 숙였는데

개인 눈발 처음 녹아 눈물아래 새로워라

 

그림자 추워서 금샘에 빠진 해 가리우고

찬 향기 가벼워 먼지 낀 흰 창문 닫는구나

내 고향 개울가 둘러선 나무는

서쪽으로 먼 길 떠난 이 사람 기다릴까

            - 신라인 최광유 지음/ 금둔납자 역

 

금둔사  대웅전 외벽에 그려진 매화

 

 

 

매화의 암향을 음미하며 유유히  매화 속을  유영하는  木魚

 

 

김용준의 近園隨筆 중 '매화'의 일부분을 옮겨 본다. 

"....... 

"매화의 아름다움이 어디 있나요? 세인이 말하기를 매화는 늙어야 한다 합니다.  그 늙은 등걸이 용의 몸뚱이처럼 뒤틀려 올라간 곳에 성긴 가지가 군데군데 뻗고 그 위에 띄엄띄엄 몇 개씩 꽃이 피는 데 품위가 있다 합니다. 매화는 어느 꽃보다 유덕한 그 암향이 좋다 합니다. 백화가 없는 빙설리(氷雪裏)에서 홀로 소리쳐 피는 꽃이 매화 밖에 어디 있느냐 합니다. 혹은 이러한 조건들이 매화를 아름답게 꾸미는 점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매화를 사랑하는 마음은 실로 이러한 많은 조건이 멸시된 곳에 있습니다. 그를 대하매 아무런 조건 없이 내 마음이 황홀하여지는데야 어찌하리까.

매화는 그 둥치를 꾸미지 않아도 좋습니다. 제 자라고 싶은 대로 우뚝 뻗어서 제 피고 싶은 대로 피어오르는 꽃들이 가다가 훌쩍 향기를 보내기도 하고,

또 어느 때는 제가 방 한구석에 있는 체도 않고 은사처럼 겸허하게 앉아 있는 품이 그럴듯합니다. 나는 구름같이 핀 매화 앞에 단정히 앉아 행여나 풍겨 오는 암향을 다칠세라 호흡을 가다듬어 쉬면서 격동하는 가슴을 가라앉히기에 힘을 씁니다. 그는 앉은자리에서 나에게 곧 무슨 이야기인지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매화를 대할 때의 이 경건해지는 마음이 위대한 예술을 감상할 때의 심경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