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버들

2010. 11. 25. 22:09사진/나무

 

 

 

도산서원 앞 마당의 왕버들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草野) 우생(遇生)이 아니라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泉石) 고황을 고쳐 무엇하료.

                                                                           

연하(烟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삼아
태평 성대(太平聖代)에 병으로 늙어 가네
이 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고져.

 

순풍(淳風)이 죽다 하니 진실(眞實)로 거짓말이
인성(人性)이 어지다 하니 진실로 옳은 말이
천하에 허다(許多) 영재(英才)를 속여 말씀할까.

 

유란(幽蘭)이 재곡(在谷)하니 자연이 듣기 좋의
백운(白雲)이 재산(在山)하니 자연이 보기 좋의
이 중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욱 잊지 못하얘.

 

산전에 유대하고 대하(臺下)에 유수(流水)로다
떼 많은 갈매기는 오명 가명 하거늘
어떻다 교교백구(皎皎白駒)는 멀리 마음하는고.

 

춘풍에 화만산 하고 추야에 월만대(月滿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리라
하물며 어약연비 운영천광이야 어늬 그지 있으랴.

 

천운대 돌아 돌아 완락재(琓樂齋) 소쇄한데
만권생애(萬券生涯)로 낙사(樂事) 무궁하여라
이 중에 왕래 풍류(往來風流)를 일러 무엇 할꼬.

 

뇌정이 파산하여도 농자(聾者)는 못듣나니
백일(白一)이 중천하여도 고자는 못보나니
우리는 이목총명 남자(男子)로 농고 같지말으리

 

고인(古人)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古人) 못뵈
고인을 못 봐도 예던 길 앞에 있네
예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예고 어쩔꼬.

 

당시(當時)에 예던 길을 몇 해를 버려두고
어디가 다니다가 이제야 돌아온고
이제야 돌아오나니 년듸 마음 말으리

 

청산(靑山)은 어찌하여 만고(萬古)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晝夜)에 긋지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萬古常靑)하리라

 

우부(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聖人)도 못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즑은 줄을 몰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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