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色
2010. 11. 14. 08:09ㆍ사진/풍경
깊은 가을에
원성스님
색 바랜 이끼는 돌계단 모퉁이에서 숨을 거두고
뻐꾸기는 둥지에서 떠난지 오래됐다.
스치는 바람은 제법 차가운데
노랗게 말라 버린 풀 향기는 무엇을 기다리는지.
푸른을 떠나보낸 들녘은 초연히 가을을 탓하지 않고
빈 하늘의 하얀 조각달은 시간도 잊었나 보다.
세상을 이별하는 이들을 위해
나무들은 하늘에 닿아 천상에 다리를 놓고
낙엽들은 땅 위에 노을진 길을 드리웠다.
소리없이 들려주는 님의 의미는
보이지 않게 다녀간 님의 흔적은
결국 비어진 내 마음에 무엇으로 남는가.
세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들만 연상시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