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
2010. 10. 1. 11:32ㆍ사진/야생화
고마리
김 종 태
개울가 도랑 옆에 살아도
끌밋한 잎사귀 하늘을 찌른다
졸졸 흐르는 물에 씻겨
꽃잎 새하얗다
그 속에서 빨래하는 누나
손목보다 더 흰 꽃잎 끝에
손톱 봉숭아물보다
더 곱게 물든 입술
토라져 뾰족 내민
앙증맞은 자태
물처럼 흘러간 사람을
기다리다 못내 터져버려도
행여 한 번 품은 마음이
가실 줄이 있으랴
큰 것만 찾는 눈에
어찌 띄랴 이 작은
숨은 정열
□고마리
여뀌(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로 ‘고만이’라고도 부른다. 반덩굴성으로 우리나라 각처의 들이나 산골짜기의 개울가에 무리 지어 자생한다. 줄기는 모가 지고 갈고리 모양의 억센 가시털이 있어 다른 물체에 잘 붙는다. 잎은 어긋나는데 창 모양의 삼각형으로 잎자루에 날개가 있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자잘한 톱니가 약하게 있다. 8~9월에 연분홍 또는 흰색의 꽃이 가지 끝에 10여 송이가 둥글게 뭉쳐 피고, 10~11월에 세모진 계란형의 열매가 황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고교맥(苦蕎麥)」이라 하여 종자(씨)를 약재로 쓴다. 꽃이 지고 맺는 열매의 종자(씨)로도 번식을 하지만 땅속 뿌리에서 피는 폐쇄화로도 번식을 하는 특이한 식물이며, 개울물을 맑게 정화시켜주는 고마운 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