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2010. 6. 25. 15:22시 모음/시

천마산 숲길

숲길

권 경 업 

  
숲은, 제 몸 갈라 길을 냈습니다

시닥나무 물들메 까치박달
아기배나무 사이 실개천 지나
타박타박, 길짐승 산책하며
부엉이랑 올빼미 밤이면 깃 내립니다

가끔, 야산(野山) 비둘기 자고 가는 신갈 숲 속
장끼 까투리, 갈잎 덤불 긁어 모아 살림 내는 날
산(山)사람 몇 지나갔습니다

얼마 뒤, 그들 품에 열리는 오솔길 한 올
누군가가 열리는 그 오솔길로, 다시
조잘대며 지나갑니다
 
"들리니 들려
저 새소리 물소리하며
조릿대 헤집는 저 바람소리하며
어머나어머나 저기 장당골
함박꽃 향기 자옥한
아침이 밝아 오는 길"
 
스스로를 비워 낸 길
서로가 서로에게 길 되어
세상의 모든 길, 동무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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