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2. 07:23ㆍ사진/야생화
노루발풀
김 승 기
깜깜한 솔숲 송진내를 맡아야만
꽃을 피우느냐
지상 고뇌의 소리를
날마다 하늘에 올리는
소녀의 기도
합장한 손이 노루발을 닮았네
물소리 얼어붙는 겨울산을
푸르게 품어 안으며 깨어 있었더냐
얇디얇은 비늘잎 한 장
그 넓은 치맛자락으로 따뜻하게
온 산을 덮었네
하늘에서 내려 주시는 하얀 종소리
벅찬 가슴으로 아프더냐
깊은 산 속 외로운 겨울강을
일찍 서둘러 건너왔으면서도
느리고 느리게 새잎 틔우며
한여름 되어서야 풍경으로 우느냐
노루를 닮아서 순하게 맑은 눈동자여
산 그림자 비치는 우물 안
감춰둔 꽃술은 언제 보여 주려느냐
□노루발풀
얕은 산지의 햇볕이 잘 안드는 숲 속, 산림의 나무아래나 그늘지고 축축한 곳에서 자생하는 늘푸른 여러해살이풀이다. 몇 개가 모여서 나며, 털뿌리가 발달하지 않고 곰팡이류와 공생하여 영양을 얻는 균근식물이므로 옮겨심기가 어렵다. 잎은 둥글고 두꺼우며, 앞면은 짙은 초록색으로 윤기가 있고, 뒷면은 자줏빛을 띠는데 잎맥부분은 연한 초록색이다. 잎자루가 긴 근출엽이다. 6~7월에는 꽃줄기가 약10~20센티미터로 자라며 매화나무와 비슷한 희거나 붉은 꽃 또는 연황백색의 꽃이 밑을 향해서 핀다. 긴 암술대는 꽃잎 밖으로 벋는다. 꽃받침 조각은 넓은 피침형 또는 좁은 달걀형으로 끝이 둥글다. 동글동글한 삭과 열매는 9~10월에 열매가 열리는데 모서리가 5개로 갈라지면서 벌어진다. 꽃받침은 숙존한다.
중국의 <본초강목>에서는 녹제초(鹿蹄草)라는 잎의 유래는 잎 모양이 노루 발자국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겨울에 모든풀이 죽었는데 노루발풀만은 푸르게 잎을 간직하고 있어 겨울에 늘 푸르다고 해서, 동록(冬綠)이라고도 하며 사슴이 겨울철에 뜯어먹는다고 해서 사슴풀이라고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