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바람꽃

2010. 4. 24. 07:42사진/야생화



 


  천마산에서




만주바람꽃


미나리아제비과의 산의 숲 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뿌리줄기가 길게 땅속을 뻗으며 보리알 같은 덩이뿌리가 많이 달린다.

20cm 정도 높이로 자라는 줄기에 2-3개의 줄기잎이 달리는데, 줄기잎은 1-2회3출엽이다.

4-5월에 잎겨드랑이에 누런빛이 도는 흰색 꽃이 모여 핀다.

만주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이름이 붙여졌다




만주바람꽃  / 김 승 기

만주에서 불어오는 바람
한겨울 얼마나 뼈저리게 아팠으면
봄은 저만치 있는데
어찌 이리도 일찍 꽃 피웠으랴

옅은 노란빛을 띠는 너의 환한 얼굴 웃음이
온몸을 따듯하게 데운다

신경세포마다 비틀리고 쪼그라드는 겨울 한파
찡그림 없이 견디어냈는데도
왈칵 눈물 쏟아진다

늙어갈수록 팍팍한 세상살이
한겨울에도 꼭꼭 입 앙다물며 보낸 사람아
꽃샘추위 기승을 부리는 어느 날
느닷없이 눈물 난다면
저기 저 산에 올라
만주바람꽃에게 말 한마디 건네 보라

깊은 잠 이루지 못하며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겨울의 절망을 맛본 이는 알리라
채 녹지 못하는 눈얼음 틈새에서 빠꼼히 고개 내밀며 피우는
저 조그만 꽃 하나가
얼마큼 편안한 위로와 힘이 되어 주는지를

마음 모두 내려놓았어도
경칩 무렵 몸서리치게 꽃샘추위 닥치면
가끔 덧나는 겨울의 상처
짓물러터질 때 왜 없으랴

耳順의 나이, 여전히 끝나지 않는 꽃샘추위
바람 차거워도
나는 기쁘게 너를 만나 새봄맞이를 준비한다
멀리서 달려오고 있는, 저 환장할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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