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괭이밥
2010. 4. 20. 18:11ㆍ사진/야생화
큰괭이밥 -천마산에서
괭이밥
김 윤 현
나지막하게 얼굴 내밀면서도
미나리아재비꽃 아래서도 웃고
까마중 아래서도 작은 얼굴로 그래그래 한다
불어오는 바람에 온 몸을 다 맡겨도
잃을 것이 없는 하루하루가 행복인 듯
어디 굴뚝새 소리 들으려 귀는 열어둔다
눈길 하나 주지 않는 길가도 마다 않고
많이 차지하지 않으려 하여 하늘처럼 곱다.
바람에 고개 살랑살랑 흔들며
밤하늘의 별빛 받아 꿈을 키우면서
꽃무릇 아래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질경이 사이에서도 작은 얼굴로 응응 한다
어떤 날은 새 옷으로 갈아입은 마술사처럼
사람들의 찌푸린 얼굴을 활짝 펴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