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
포도주 가을 바람과 아침 볕에 마치맞게 익은 향기로운 포도를 따서 술을 빚었습니다. 그 술 고이는 향기는 가을 하늘을 물들입니다. 님이여, 그 술을 연잎 잔에 가득히 부어서 님에게 드리겠습니다. 님이여, 떨리는 손을 거쳐서 타오르는 입술을 축이셔요. 님이여, 그 술은 한밤을 지나면 눈물이 됩니다. 아아 한밤을 지나면 포도주가 눈물이 되지마는, 또 한밤을 지나면 나의 눈물이 다른 포도주가 됩니다. 오오 님이여. -만해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
201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