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영 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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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빛살
두 마리 새 최 영 희 새가 날아간다 봄날, 한강 둔치 물 흐르는 곳을 향해 두 마리 새가 날고 있다 바쁜 듯, 조금 앞선 한 마리 새 뒤에 또 한 마리, 빈 하늘 총총,,,,,, 구름 물든 서쪽, 서쪽으로 간다 고향 찾아가는 걸까 내 시야에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함께 날고 있는 두 마리 새 추운 겨울을 한강 어느 둔치 둘이는 힘든 먹이를 낚으며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길 나누었으리라 새가 날아간 빈 하늘가 내 곁엔 여기까지 함께 온 그 사람이 있다.
2023.10.27 -
어느 날의 일출
나는, 바람과 함께 세상을 걸었다 최 영 희 그 아름답던 순간순간 둘러보고 둘러봐도 그림자조차 없다 어디에도 없다 70여 년의 세월 바람처럼 스쳐 지나고 추억은 마른 나뭇잎처럼 한 잎 한 잎 떨어져 가는데 가슴에 남은 이 따뜻함은 무엇인가 밤이면 별과 달을 노래하고 이른 새벽 마주하는 환한 얼굴의 태양이 좋았다 세상이 내게 주는 사랑이었다 아-. 나는 어느 세상 무엇으로 있다 세상에 와 날마다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길 따라 피어난 꽃을 보며 행복에 겨워 세상을 걸었을까, 바람과 함께,,, 이렇게 가고 가면 다시는 오지 못할 세상에서의 삶! 돌아보면 아름다웠다 아-,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202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