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정 연 복 겨울 찬바람을 알몸으로 버티어 온 나목(裸木)의 가지들과 하늘하늘 내리는 눈송이가 만나 서로 뜨겁게 보듬어 안는다 처음에는 사르르 녹더니 쌓이고 또 쌓여 이윽고 가지마다 눈꽃이 피네 그래서 가지들은 따뜻하다 허공을 맴돌던 눈송이는 오붓이 제 집을 찾는다 삭풍 한번 몰아치거나 한줌의 햇살이 와 닿으면 덧없이 스러질 사랑인데도 오! 저 여리고 가난한 목숨들의 단단한 포옹 찰나의 눈부신 동거(同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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