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꽃 사랑
자귀나무꽃 사랑 송 수 권 우리 산천 어디선들 이름없는 풀꽃들 보았느냐 푸른 버즘처럼 고목에 붙어 진기를 갇어 내는 겨우살이꽃 쉬엄쉬엄 오 리 길을 갈 때마다 길 표시로 심었던 오리 정자나무, 십 리 가서 십리나무꽃 봄이 먼저 와서 키 낮은 꽃다지 들 길에 자욱하고 밤 나그네새 울고 올 때 들머리에 뜬 저 주막집 불빛, 한 상 먹고 나와 뒷간에 앉아 쳐다보던 밤하늘의 캄캄한 먹빛 오디 열매들, 쥐똥같이 동그랗고 까만 쥐똥나무 열매들과 물에 담가 우리 영혼까지 얼비쳐 든 물푸레꽃, 이 나라 산천 발 닿는 곳 어디서껀 마을 앞 그 흔한 며느리밑씻개 개오줌꽃도 잘도 피지 않더냐 그중에서도 손주가 없어 중간대를 거른 방아다리손주 같은 유순한 저 자귀나무꽃 보아라 수꽃의 수술이 불꽃처럼 톡톡 튀는 여름산 비 그친..
2009.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