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의 바람꽃
바람꽃으로김 승 기 되돌아보면흐르는 바람이었어움켜쥘수록 깊어지는 허공세월만큼 커지는 모든 것이 바람이었어올라야 하는 길이었다고 자위하면서도그러나 부질없는 것이라고너무 쉽게 놓아버린 몸짓이었어꽁꽁 얼어붙은 땅에도 봄이 와서싹 틔우고 꽃 피워 향기 날리는데,욕심의 굴레를 벗는다는 것이더 큰 굴레를 만들었어다시 산을 오를 때는한 가닥 남아 있는 마음마저도 내려놓아야 할까바람꽃으로 피어 온몸을 맡길 수 있을까얼마 큼이나 움켜쥘 허공이 놓여 있을까마음을 비우는 연습이제는 접어야지 산을 내려온 지금또 다른 생의 한 길목에서바람꽃으로 거기 있었음을 생각한다 □바람꽃설악산 이북의 높은 산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굵은 뿌리줄기에서 모여 나는 뿌리잎은 긴 잎자루에 손바닥 모양의 잎몸이 붙어 ..
2024.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