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3)
-
선암사 산내암자 대각암
대각암(大覺庵) 조계산 장군봉 오르는 북서쪽 산길을 따라 오르니 , 만개한 매화에 파묻혀 있는 대각암이 나타난다. 대각국사 의천이 이곳에서 크게 깨달았다고 하여 대각암이라 한다. 매화 암향을 뚫고 들어가니, 고찰의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선루(待仙樓) 중층루각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 옆으로 곧 무너질듯한 고졸한 대문에 눈길이 머문다. 이러한 대문을 굳건히 보존하고 있음에 고마움을 느낀다. 대문 옆을 돌아서 들어가니 사대부집 고택의 느낌을 주는 대각암 편액을 단 주불전이 보인다. 햇빛이 가득한 고즈넉한 인적없는 대각암 경내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이 '쟁그렁 쟁그렁' 맑은 소리를 내고 있다. 소리 쫓아 처마끝 풍경에 눈길을 주니 하늘이 파랗다. 이 대선루에서 2003년에 상량문이 발견되었는데 특이..
2011.04.24 -
선암사 뒷간
선암사에서 독특하게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대각암 가는 길의 해천당 옆에 자리잡은 뒷간이 그것이다. 입구에 '뒤깐'이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 있는데, 왼쪽에서부터 읽어 '깐뒤'로 애교스럽게 불리곤 한다. 예로부터 가풍을 알려면 화장실과 부엌을 보라고 했는데, 크고 깊은데다 깔끔하고 냄새도 없으면서 고풍스러운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丁자형의 이 뒷간이야말로 단아한 선암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바닥의 짜임도 우수하고 내부를 남녀 구분한 것이나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도록 2열로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가장 안쪽에 앉아 벽면을 보면, 바깥 숲속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벽의 아랫부분에 살창이 나 있기 때문이다. 이 살창은 환기구 역활도 한다. 허물어지기 직전의 건물을 최근 새로 짓다시..
2011.04.24 -
선암사 칠전선원 4단 다조와 다로
선암사 칠전선원 4단 다조(茶槽)와 다로(茶爐) 칠전선원의 달마전 부엌문을 나서니 담장이 둘러 쳐진 고즈넉한 뜰에 햇볕이 가득 쏟아지고 있다. 이곳에 땅과 하늘과 바람과 햇볕이 만나 최고의 물맛을 자랑하는 돌확 4단 다조(茶槽)가 멋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연실 맑은 물이 돌확을 흘러넘친다. 배열과 구조의 아름다움, 돌확의 고졸함 그리고 이끼들로 예스러운 정취를 느끼게 한다. 칠전선원 담장 너머는 천여 년의 자생야생차 군락지다. 자생야생차나무는 지상의 차나무 높이보다 2-3배 길게 뿌리가 지하로 수직으로 뻗는다. 야생차 뿌리를 건드리며 지하를 흘러나온 물줄기를 나무 홈통으로 받아, 네 개의 돌확을 배열하고 대나무 홈통으로 잇대어 물을 흐르게 하였다. 이는 차가운 지하 음기의 물을, 네개의 돌확을 거치..
2011.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