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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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 아침 햇살
산 김 용 택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 색 구절초 꽃 곁은 지날 때 구절초 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 지는 꽃이야 너도 이렇게 꽃 피어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자리에서 사는거야 너도 뿌리를 내려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밑을 지날 때 구름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아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다녔네 산은 말이 없었네 산은, 지금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네
2023.09.11 -
산
산 함 석 헌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갠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 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2010.03.24 -
산
산 법정 산을 건성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산은 그저 산일 뿐이다. 그러나 마음을 활짝 열고 산을 진정으로 바라보면 우리 자신도 문득 산이 된다. 내가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 때에는 저만치서 산이 나를 보고 있지만 내 마음이 그윽하고 한가할 때는 내가 산을 바라본다.
2009.08.23 -
울릉도 나래분지의 초록빛 200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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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성인봉 200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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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얼굴바위 2009.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