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梅花) 민 병 도 장부(丈夫)가 세운 뜻을 함부로 꺾을 수 있나 찬바람에 부대끼고 그리움에 깎여나가도 지상에 다만 저 하나 언 발 묻어 녹일 뿐 유배지가 아니어도 세상은 아직 지쳐 돌아갈 수 없을 만큼 적막에 길이 들지만 밤마다 홀로 잠깨어 허공을 서성였나니 오늘은 달빛 더듬어 등을 내다 걸었구나 서투른 기다림이 송이송이 드러나고 또다시 떠나가야 할 먼 길이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