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꿈 김 정 호 기나긴 장마가 그치고 어두운 동굴에 황소바람이 불어오면 숭숭 뚫린 하늘은 한줄기 초연한 빛을 내리고 해는 산등을 힘겹게 타오르고 있다 울어보지 못한 새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법 어디 세상에 상처 입은 게 너뿐이더냐 절망은 이겨 내야할 숙명처럼 향기 없는 꽃이라도 부지런히 찾아 가슴에 달라붙은 허리 안고 이슬에 젖은 날개를 퍼득거린다 윙윙거리는 귀 울림 무너져 내리는 산을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