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좋고,

2010. 2. 18. 19:29좋은 글/좋은 글

 

 

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좋고, 술은 적당히 취하도록 마시면 이 가운데 무한한 멋이 있다.  만약 꽃이 활짝 피고 술도 만취가되면 곧 나쁜 경지를 이루니, 가득 찬 곳에 있는 사람은 마땅히 생각할 것이다. 가득차면 기울고 성하면 쇠하게 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옛 사람은 꽃이 활짝 핀 것처럼 사람의 부귀영화가 절정에 이르는 것을 경계했다.  
 

좁은 길을 갈 때는 한 걸음 멈추어 남을 먼저 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 주어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편안한 방법 중의 한가지다. 다른 사람을 위하다 보면 자신에게로 그 보답이 돌아온다. 그러므로 남을 위하는 것은 곧 나를 위하는 것이 된다.                 
 
꾀꼬리 지저귀고 꽃이 만발해 산이 붉게 물들고 계곡이 아름다운 것은 모두 천지의 환경(幻境)에 불구하다. 물이 마르고  나뭇잎 떨어져 돌이 앙상하고 벼랑이 드러나면 비로소 천지의 참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명예와 권세는 일시적인 것이고, 그 모든 것이 없어지면 그 사람의 본바탕을 보게 된다.  

 < 채근담 중에서 >

               
채근담(菜根譚)                  

채근담은 중국의 明나라 때 유학자인 홍자성(洪自誠)의 생활 철학서이다. 채근담이란 제목은 宋나라 유학자 왕신민의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菜根)를 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가히 이루리라'란 말에서 인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비록 사람이 초근 목피(草根 木皮)로 연명한다 해도 매사의 성심과 진실을 다하면 어려운 일이라도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내용이다. 동양의 대표적 고전 중 하나이며 영원한 명작이다. 채근담은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불교와 도교의 진리를 조화시킨 것으로 대부분이 단문이지만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 참으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집과 후집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나, 보통 섭세편, 도심편,자연편 그리고 수성편으로 구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