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2009. 9. 28. 21:32ㆍ사진/야생화
석류(石榴) / 정 용 진
타는 바람
흙먼지
한 여름을
삭정이 울 가에 서서
목마른 세월들...
낙엽이 쌓이는
고궁 돌계단을
오르는 심정으로
가슴을 열어
임을 부르는
속마음은
루비 빛 열정인데
기인 언덕
실개천에 늘어선
포프라 머리위로
청량히 고이는
하늘은 자수정
이제
머언 길을 떠난
그대가
상념의 낙엽을 밟고
되돌아와
석류 같은
입술을 포개어
사랑을 입 맞출 때
귓전에 흘러드는
그리움의 강물소리
지금은
우리 모두가
남기고 떠나온
고향 울 가에 서서
타는 가슴을 열어
붉게 익을 석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