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소백산 희방사. 죽계구곡 죽계천을 따라 걷다

2009. 9. 25. 12:57도보여행기/선비의 고장 영주를 찾다

선비의 고장 영주를 찾다

2009.9.20  일요일  맑음

 

산소 벌초를 위해 집에서 아내와 함께 출발한 시각은 새벽 4시 30분이다.

청주에서 군복무 중인 아들을 내려주고, 서청주로 진입하여 청원 JC에서 청원 상주 간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화서로 나와 화북으로 향한다.

속리산 둘레길인 산간 도로를 달린다.

들의 벼 이삭은 이제 서서히 누렇게 변해가고 있다.

장각폭포 입구를 지난다.

송림이 우거진 아름다운 길이다.

목화송이 같은 흰 구름이 새파란 하늘에 수를 놓고 있다.

 

산소 입구에서 조금 더 길을 따라 들어가면, 천연기념물 제292호 "문경 화산리 반송"이 있다.

밑에서부터 여섯 가지로 갈라져 자라는 소나무라 하여 마을 사람들은 일찍이 "육송"이라 부르고 있다.

육송뒤로 새파란 가을 하늘이 펼쳐지고 있다.

오른쪽으로 멀리 백두대간 청화산 옆 시루봉이 보인다.                    

 

천연기념물 제292호 "문경 화산리 반송"

 

 

천연기념물 제292호 "문경 화산리 반송"

 

 

여러 친척들과 산소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한다,

벌초를 마치고 식사를 끝내니 오후 5시다. 귀경길이 막힐 것을 생각하니 아득도 하고, 평소 부석사 템플스테이를 원했던 나를 잘 알고 있는터라,

아내의 권유로 이곳에서 약 2시간 거리의 영주 부석사를 찾기로 했다.

 

오늘의 구름은 범상치가 않다.

영주 가는 길 내내 멀고 높은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리는 구름의 조화가 신비롭다.

 

 

                          

 

 

 

영주에 들어서 선비촌을 향해 달리다 보니, 도로변에 정도넛 건물이 보인다

정도넛에서 영주의 주전부리 명물,  30년 전통의 생강도넛을 산다.

선비의 고장 영주 선비촌 고택에서 일박하려 하였으나, 방이 없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하여야 한다고 한다.

벌써, 해가 일찍 떨어진다.

깜깜한 길을 달려 풍기읍내로 나와 풍기관광호텔에서 짐을 푼다.

주전부리로 생강도넛을 먹는다. 쫀득쫀득하고 생강 내음이 나며 꽤 괜찮다.

오늘의 저녁식사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소백산 희방폭포를 거쳐 희방사에 오르다

2009.9.21  월요일  비, 흐림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오락가락한다.

죽령고개 입구에 다다르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종일 비가 오는 것으로 일기가 예보되어 있다.

여행일정을 변경하기로 한다.

오늘은 희방폭포 희방사, 죽계구곡. 소수서원을 보고 부석사에서 템플스테이 하고,

내일 귀경길에 희방사역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죽령 옛길을 걸어서 왕복하기로 한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죽령고개를 차를 몰고 굽이굽이 오른다.

희방사 가는 길로 빠져 또 굽이굽이 올라 희방사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우의를 쓰고 산길을 오른다.

물기에 젖어있는 바위길이 미끄럽다.

희방폭포를 지난다.

 

희방폭포

 

 

가을의 전령사 단풍 몇 잎이 빨갛게 물들어 있다.

 

 

희방폭포에서 폭포옆 절벽 가파른 계단길을 걸어 올라서니 희방사다.

희방사 경내를 둘러보고 하산한다.

 

 

죽계구곡 죽계천을 따라 길을 걷다

배점리 순흥초교 성혈사 초암사 갈래길에서 좌측 초암사 방향으로 들어선다.

좁은 1차로 길을 한참 달려가니 옛 매표소가 나온다.

초암사까지 차로 갈 수 있다고 한다.

매표소 조금 지나 사과밭이 있는 길옆 공간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기로 한다.

비를 맞으며 죽계구곡 죽계천을 따라 길을 걷는다.

사과나무에  빨갛게 익은 사과들이 탐스럽게 달려있다.

 

 

 

죽계천 옆의 밤나무에는 밤송이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밤나무 아래로 죽계구곡 죽계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죽계천은 큰 계곡이 아니다.

비록 넓이가 작은 규모의 계곡이지만, 수많은 나무와 숲이 우거지고, 각종의 야생화가 있고, 계곡물이 너무도 맑다.

속살을 꽁꽁 숨기고 마치 숨어서 흐르는 듯하다.

숨어서 피는 들꽃처럼.

 

죽계 계곡

 

 

참취꽃, 물봉선, 쑥부쟁이, 어수리도 보인다. 달맞이꽃이 비에 젖어 피어 있는 모습도 보인다.

아내가 탄성을 지른다. "이게 무슨 꽃이지? "

" 투구를 닮았다 하여 투구꽃 "

산사나무에는 붉은 열매가 조발조발 달려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에 달려있는  빨간 열매가 탐스럽다.

죽계구곡 죽계천 길은 아름다운 산책 길이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계곡으로 내려설 수는 없다.

그리고 나무와 숲이 우거져 계곡이 잘 보이지 않는다.

 

가끔씩 나타나는 다리 난간에서 계곡을  볼 수 있고, 군데군데 계곡을 내려가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아담한 바위폭포 계곡을 내려가 본다. 아마도 용추인 듯하다.

 

 

 

다리를 건너고 또 계곡으로 내려서 본다.

 

 

비 내리는 죽계천은 너무나 아름답고 신비롭게 느껴진다.

이끼 낀 바위, 쌓여있는 낙엽,

마치 태고의 원시적 계곡 모습이다.

만고풍상을 겪은 고목이 계곡을 굽어 보고 있다.

초암사 오르는 마지막 가파른 길이다.

도로 확장 공사가 거의 완료됐다.

나는 계곡을 따라 물오리나무 옆 옛길을 걸어 초암사로 오른다.

초암사에서부터 소백산 국망봉 오르는 등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草庵寺는 의상대사가 부석 사을 짓기 위해 임시로 초막을 지어 거쳐했던 곳으로 부석사를 지은 후에 그 터에 이 절을 지었다.

 

 

초암사

 

 

초암사 경내 대나무 울타리에 수세미가 달려있고 수세미 덩굴이 울타리를 타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고즈넉하고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참선도량의 모습이다.

매표소에부터 초암사까지 이어지는 죽계구곡의 죽계천 길은 왕복 2시간 거리로 웰빙 산책 코스다.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선비의 문화가 있는 소수서원에 들리다

 

소수서원(紹修書院)

"이 서원은 풍기군수였던 신재 주세붕 선생이 고려말의 유현인 안향 선생의 연고지에다 중종 37년(1542년) 사묘를 세워 선생의 위패를 봉안하고, 다음해에는 학사를 건립하여 백운동서원을 창건한 데서 비롯되었다. 명종 5년(1550년) 퇴계 이황 선생이 풍기군수로 재임하면서 나라에 건의, 왕으로부터 소수서원이란 사액을 받게 되어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공인된 사립고등학교육기관이 되었다.  이곳에 주향 된 회헌 안향(1243-1306) 선생은 도참의 중찬 등을 거치면서 문교진흥에 진력한 우리나라 최초의 주자학자이며, 동방 신 유교의 비조이시다. 경내에는 국보 제111호인 회헌 초상과 보물 5점, 도유형문화재 3점을 비롯한 유물. 전적등이 소장되어 있다."

 

경내를 둘러본다.

경내를 벗어나 죽계천을 따라 산책길을 걷는다.

경자바위가 보인다.

 

경자바위

 

 

죽계천 흐르는 산책길을 한 사람이 거닐고 있다.

선비정신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소설가 고정일의 "살며 생각하며" 중에서 읽은 글이다.

 

역사학자 한영우는 최근 광화문 문화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0년간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물질적 풍요로움을 얻었으나, 정신적 자신감은 상실했다때로는 역사의 전면에 나서서 불 같은 정신으로 시대를 호령했고, 때로는 초야에 칩거하며 깊이 있는 사색으로 시대를 떠받쳤던 선비들하늘이 무너져도 원칙을 지키며 백성의 삶을 끌어안았고 도덕과 양심을 위해 모든 영광을 미련 없이 포기했던 선비정신이 필요한 때다.” 지금 우리는 정치·경제·교육의 가치 체계가 흔들리고 천박한 권모술수·부패가 만연한 위장 시대에 살고 있다대의를 위해 목숨 걸고 탐욕을 버리는 선비정신, 곧 한국정신을 갈망한다."

 

 

 

솔밭을 걸은 후,

부석사를 향해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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