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4. 17:06ㆍ사진/연꽃
개연꽃
김 승 기
썩는다는 것
꼭 나쁜 일만은 아니다
콩이 발효라는 이름으로 썩어
고추장 된장 되고
무 배추도 발효라는 이름으로 썩어
김치로 거듭나고
쌀이 발효라는 이름으로 썩어
막걸리 술 되듯이
썩어서도 향긋한 이름으로 남을 이롭게 한다는 것
아름답다고 쉬운 일이겠느냐
풀 나무를 키우는 거름도
유기물이 썩어서 된 것이라면
썩는다는 건
목숨까지 바치며 자기 전부를 내놓는 일
이만한 베품이 어디 있으랴
물은 흘러야 한다고
고이면 썩는다고 누가 말하느냐
저 연못 한가운데를 샛노랗게 물들이며
고개 쳐드는 연꽃송이 보아라
모두들 썩은 물이라고 얼굴 돌리는 곳에서
저토록 장엄한 화엄세계 펼치잖느냐
제 속 훤히 드러내는지 모르고 내달리는 냇물 위에서
어찌 세상을 밝히는 촛불 피워 올리겠느냐
내 안의 물웅덩이
켜켜로 쌓여있는 아픔과 슬픔
저렇게 빛나는 꽃 피울 수 있다면
지금은 아픈 상처
얼마든지 썩어도 좋을 일
□개연꽃
수련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수생식물이다.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개천, 못, 늪에 자생한다. 뿌리줄기는 굵으며 옆으로 뻗고, 드문드문 잎이 떨어진 자국이 있다. 잎은 뿌리줄기에서 나오고, 물속에 있는 잎은 길고 좁으며, 가장자리는 물결모양이다. 물 위로 솟는 잎은 긴 타원형으로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6~7월에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뿌리에서 나온 긴 꽃자루 끝에 한 송이씩 달린다. 5장의 노란 꽃잎처럼 생긴 것은 꽃받침이고, 꽃받침 안에 수술처럼 생긴 것이 꽃잎이다. 열매는 물속에서 초록색의 둥근 모양으로 익는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한방에서「평봉초자(萍蓬草子)」라 하여 열매를 약재로 쓴다.「개연꽃」은「연꽃」처럼 잎이 물 위로 솟아 있고 암술머리가 노란색이지만,「왜개연꽃」은「수련」처럼 잎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으면서 암술머리가 갈색 또는 자주색이고,「남개연꽃」은「왜개연꽃」처럼 잎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지만 암술머리가 빨간 색인 것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