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11. 20:55ㆍ사진/야생화
등꽃 아래서 / 이 해 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랏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랏빛으로 보랏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겸허함을
배워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