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오기까지는 外
2020. 3. 1. 21:46ㆍ시 모음/시
3월이 오기까지는
나 상 국
마음은 아직도 동토에 머물고
있는 것 같은데
옷깃에 여미는 바람은
귓속말로 속삭인다
주변을 돌아보라고
양지바른 강둑에
까치발로 발돋움하는 푸름을
숲 속의 키 작은 나무들
힘껏 봄을 빨아올리고 있다
3월이 오기까지는
먼 것 같더니만
2월도 벌써 다 갔네
얼레지
김 승 기
길고 긴 겨울을 뚫어내느라
여린 숨결이 얼마나 상했을까
그렇게도 얄상한 목숨줄기로
뼛속에 옹이 박힌 얼음덩이 어떻게 녹여냈을까
하루를 꽃피우기 위해
땅 밑에서 백일을 꿈꾸었는데
아무렴, 얼음의 벽이 두꺼워도
코끝으로 느끼는 봄내를 막지 못하지
봄꽃들이여
티 없이 노랑웃음 저마다 눈이 부셔도
상처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온통 불그죽죽 피멍든 얼굴이어도
오늘의 기쁨을 준 훈장인 걸
무엇이 부끄러울 수 있으랴
이제 봄바람 불었으니
씨를 맺는 작업은 나중의 일
따스한 햇살 받으며 활짝 웃어야지
천진스럽게 웃고 있는
홍보라
그 맑은 웃음이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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