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말나리
2012. 7. 15. 16:07ㆍ사진/야생화
하늘말나리
김 숭 기
뜨거운 햇살 때문인가
붉어졌다 노래졌다 말 많은 세상
잊자고, 이젠 잊어버리자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여름이면
벌겋게 달아올라 돌개바람 회오리치며
하늘 향해 솟구치는 소리 없는 아우성
이 절규 몸부림을, 어쩌나
잔뜩 흐려서, 흐렸다고 우산 활짝 펼쳐들었지만
빗방울 한 점 떨어지지 않는 하늘
애써 힘들게 바람개비 돌린다고 알아줄까
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얼굴 위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
두 눈 파고들며 반점으로 박힌다
놀자, 그냥 놀자,
지금껏 아파해온 날들, 회오리바람 속에 날려 보내고
실실 해죽해죽 웃음 한바탕 나리나리 춤이나 추면서
끝나가는 마지막 여름 그렇게 보내자
서늘하게 다가오는 가을을 위해
□하늘말나리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 자생한다. 비늘줄기는 둥글고 줄기는 곧게 선다. 잎은 피침형으로 줄기 가운데에서 둘려나고, 줄기 윗부분에는 피침형으로 된 작은잎이 어긋난다. 7~9월에 줄기 끝에 홍적색의 꽃이 피는데 꽃자루가 있고, 꽃잎이 하늘을 향해 벌어진다. 꽃의 안쪽에 자색의 반점이 있으며, 꽃잎이 갈고리 모양으로 뒤로 젖혀진다. 9~10월에 거꾸로 된 계란 모양의 열매가 익는데 6개의 골이 져있다. 비늘줄기와 어린 줄기를 식용하고, 한방에서「동북백합(東北百合)」이라 하여 비늘줄기를 약재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