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생각함

2012. 6. 2. 11:00시 모음/시

 

층층나무와 푸른 잎사귀

 

 

숲에서 생각함  

김 영 준

 

죽음도 저 같이

풀벌레 울음소리이거나

작은 개울물 소리이거나

먼 데서 밀려오는 바람소리이거나

혹은 너무도 어두워 어둡지 않은 밤하늘이었으면

하는 생각 중에

비 내린다

 

죽음도 저 같이

고추나무 말채나무 국수나무 쉬나무 같은

이름으로만 남을 수 있다면

작살나무 층층나무 귀룽나무 같은

이름으로 떠돌아 일일이 기억되지 않는다면

하는 생각 중에

어디선가 새 한 마리 할喝, 짖고 간다

'시 모음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도주  (0) 2012.06.05
어느 것이 참이냐  (0) 2012.06.04
꽃이름 외우듯이  (0) 2012.05.24
저녁밥 -山詩 1  (0) 2012.05.14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0) 2012.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