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생각함
2012. 6. 2. 11:00ㆍ시 모음/시
숲에서 생각함
김 영 준
죽음도 저 같이
풀벌레 울음소리이거나
작은 개울물 소리이거나
먼 데서 밀려오는 바람소리이거나
혹은 너무도 어두워 어둡지 않은 밤하늘이었으면
하는 생각 중에
비 내린다
죽음도 저 같이
고추나무 말채나무 국수나무 쉬나무 같은
이름으로만 남을 수 있다면
작살나무 층층나무 귀룽나무 같은
이름으로 떠돌아 일일이 기억되지 않는다면
하는 생각 중에
어디선가 새 한 마리 할喝, 짖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