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
2012. 5. 18. 06:54ㆍ사진/야생화
북한산의 봄 / 김 기 섭
마른 기침을 쿨럭거리며 객지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꽃이 피고 진들 나와 무슨 상관 있을까마는
노새를 타고
저 아득한 시공을 건너오는 이의 목소리
봄은 춘몽의 강을 건너
집시들이 현을 뜯는 언덕을 지나
한지에 스며드는 먹물마냥 더디고 더딘 몸짓으로
산기슭을 타고 오르는데
보았는가 그대 창가에 핀 목련
세상의 모든 것들이 만나고 스러지는 시점에서
내 몸 안에서도
밤새 시리도록 별들이 뜨더니
각혈하듯 산벚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