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

2011. 10. 8. 09:10사진/풍경

탱자

복 효 근

 

가시로 몸을 두른 채
귤이나 오렌지를 꿈꾼 적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밖을 향해 겨눈 칼만큼이나
늘 칼끝은 또 스스로를 향해있어서
제 가시에 찔리고 할퀸 상처투성이다 탱자를 익혀온 것은
자해 아니면 고행의 시간이어서
썩어문드러질 살보다는
사리 같은 씨알뿐 탱자는,

그 향기는 제 상처로 말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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