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지다
2011. 3. 23. 17:03ㆍ시 모음/시
동백꽃 지다
목 필 균
겨우내 망설였던
사랑 고백이 끝나자
부질없다
툭툭 떨어지는 꽃잎들
하루치 시간을 보내고
어둠 속으로 그림자 감추는
그런 날이 흘러간다
꽃이었던 기억도 잠시
꽃분홍 향기도, 곱게 접어
호주머니에 넣는다
언제고 꺼내 들 히든 카드
내 젊음의 눈물로
봄이 축축하게 젖어온다
내가 너일 때
네가 나일 때의 가슴앓이들
동백이 지듯이
그렇게그렇게그렇게
붉은 그림자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