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2010. 9. 2. 23:27시 모음/시

 

 

    

설악산 공룡능선

 

 

설악산

김  대 식

 

너도 시인이더냐
그 알량한 솜씨로
이렇게 장엄한 설악을 노래하려나.
그런 애송이 솜씨로
몇 줄 안 되는 문장으로
아기자기한 이 산의 수많은 얘기를
하려 드느냐
무슨 글귀로 저 웅장한 공룡능선을 예찬하랴.
저 칼같이 솟은 암봉들을 어떻게 노래하랴.
아찔한 용아장성을 무슨 표현으로 기술하랴.
서북능선의 다른 앞뒤모습을 어떻게 표현하랴.
백담계곡의 빼어난 경관을
십이선녀탕의 슬픈 얘기는 또 어쩌리.
봄여름에 피어나는 수많은 꽃 얘기만 하려느냐.
가을에 단풍 고움만 얘기하려나.
겨울의 눈 덮인 설악의 장관을 어찌 표현하리.

 

네가 아느냐
바위틈에 살아가는 나무의 얘기를
다람쥐와 주고받는 산새의 노래를
밤이면 벌어지는 별과의 대화를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의 외침을

 

네가 아느냐
바람과 구름과 산의 약속을
나무마다 풀마다 쏟아내는 무수한 시들을
철 따라 다르고 하루에도 시시각각 변하는
설악의 얼굴을

 

네가 아느냐
왜 변하는지를
설악의 깊은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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