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3. 21:09ㆍ사진/야생화
금강초롱
김 승 기
환한 대낮에도 등을 켜야 하는
푸른 어둠을 품고 사는 이여
밤에도 여전히 등을 밝히나이까?
누구를 부르는 손짓이기에
메아리도 울지 않는
깊은 산 숲 속에서
그토록 처절한 외침으로
고요한 종소리를 울리나이까?
어떤 아픔을 품어 안았기에
맑다 못해 푸르려고 싶어
오로지 고행으로만 단단해져야 하는
금강석을 닮으려 하나이까?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견고함을 뚫고 나오는 영롱한 빛이여
어찌 그리도 초롱초롱하나이까?
너무 캄캄해서 오히려 잠들 수 없는
밤은 또 무슨 색등으로 밝히나이까?
별빛 쏟아지는
절간 새벽,
온몸을 칭칭 감아대는
금강경 예불소리 목탁소리 자근자근 밟아가며
도량석을 돈다 한들,
탑돌이를 돈다 한들,
몇 날 며칠 밤을 참선으로 지새운다 한들,
그대를 따를 수 없는 지혜
바라보기만 할 뿐
끝없이 먹구름으로 피어오르는
이 좁은 가슴의 무량번뇌(無量煩惱)를
무엇으로 감당하나이까?
□금강초롱꽃
중부 이북의 높은 산 숲 속이나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굵은 뿌리에서 나온 줄기는 30-90cm 높이로 자란다. 4-6개의 잎은 줄기 가운데에서 촘촘히 어긋나 돌려난 것같이 보인다. 긴 달걀형의 잎은 잎자루가 길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8-9월에 줄기 윗부분의 원추꽃차례에 초롱 모양의 자주색 꽃이 밑을 향해 핀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꽃이 자생하는 장소에 따라 연한 자주색 · 연한 홍색 · 분홍색 · 진보라 · 연보라 · 하늘색 등의 색깔로 피고, 9~10월에 열매가 갈색으로 익는다. 한방에서'자반풍령초(紫斑風鈴草)'라 하여 지상부(地上部)의 전초(全草)를 약재로 쓴다. 흰색의 꽃이 피는 것을' 흰 금강초롱'이라고 한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