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
산에 한 번 가보라 향로 선 중 관 배낭 하나 짊어 메고 산에 한 번 가보라 비지땀 흘리며 비탈길을 오르면 산길 같은 인생길 지난날이 보일 게다 오르다 힘이 들면 나무 그늘에 몸을 내려 새소리 바람소리 사그락 나뭇잎 소리 하늘 위 두둥실 구름 소리를 느껴보라 잊었던 어머니 젖가슴 숨결을 느낄 게다 산정에 올라 발밑을 보면 성냥갑 같이 작은 저 세상 아둥바둥 욕심부리며 살아온 부끄러운 인생 그 덧없음도 깨우치리라 그러므로 산에 한 번 올라가 보라 가서 부질없는 욕심일랑 산정에다 내려놓고 쓸데없는 허영심은 바람결에 날려버려 세상 근심 떨친 마음 시원하게 내려오면 천근 같던 삶의 무게 깃털처럼 가벼우리
2009.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