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돌
제주도의 돌 한 승 수 제주도에서는 사람들이 돌이고 돌이 사람이다. 사람들은 거친 돌을 골라 차곡차곡 쌓아서 바람을 막고 그 안에 집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차츰 돌에 다스려지고 까만 돌을 깎아 동구에는 돌하르방을 산에는 동자석을 모셔놓고 그들은 돌을 가슴에 품었다. 푸석한 가슴으로 거센 바람을 받아들이며 차라리 구멍 숭숭 뚫린 돌이 되었다. 집과 귤밭과 산과 바닷가 어디서나 돌은 한데 얽혀 튼실한 담을 이루고 사람들은 서로의 가난한 마음 끌어안고 살아간다. 이젠 돌도 점점 사람을 닮아 피부에는 허연 버섯이 피어나고 제법 물질도 할 줄 아는 부석(浮石)이 되고....
2013.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