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잎 으름덩굴
으름덩굴 손 정 모다섯 갈래손바닥 닮은 잎새로덩굴마다 손 내밀어하늘 향해가만히 귀 기울이다가연보랏빛 우아한 맵시로바람이 지나다니는 길목민감한 레이더처럼 더듬더니솔숲에서 훌쩍이는가슴 잃은 산새고독을 건져 올린다산중의 정밀로떨어져 내리는개화의 설렘마음껏 몸 태우며음미하다가휩쓸리는 바람결 타고청아한 음률로 흩날린다. 으름김 승 기 지내고 보니모든 것이 손바닥 위에 있더이다아무리 어르고 윽박질러도잎이 돋고 꽃도 피더이다덩굴지는 세월의 더께 위에서바나나같이 소시지같이달콤 짭짤한 열매 열리더이다순간순간 가슴을 찌르던 설움과 아픔부드럽고 하얀 손길로어루만지며 달래어도검은 씨로 맺히던 눈물과 웃음,아람으로 벌어져하늘 밖으로 떠나가고 나면아득한 추억이 되더이다길고 좁다란 골목길에서도비 오고 바람 불고 눈 내리고그..
2024.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