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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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늪에 관한 명상
반짝이는 늪에 관한 명상 배 한 봉 아침은, 물면을 가득 덮은 개구리밥, 생이가래 위로 빛의 그물을 던진다.부들과 창포, 왕버들 잎사귀에 맺힌 이슬의 긴장이 그 엽맥까지 투명하게 비춘다. 빛이 닿을 때마다 그 팽팽한 힘에 퉁겨 파멸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저 물방울, 물방울들의 투신. 그때 개구리가 초록동색으로 울어주지 않았다면 나는 물방울이 물면을 퉁길 때의 그 눈부신 파멸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전율하듯이 소금쟁이, 물땡땡이, 게아재비가 튀어 오른다. 튀어 올랐다가 자맥질한다. 물닭 가족이 지나가고 고니 떼가 날아오른다. 이 불멸의 길, 1억 년의 삶과 역사가 기록돼 있기 때문일까? 늪은 사색의 눈을 뜨고 꿈틀거린다. 하늘을 끌어안고 몇 점 구름을 띄우는 저 검초록 영혼의 심연, 양수 출렁이는 자궁..
2010.07.16 -
우포늪 201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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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벌의 풍경 200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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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벌의 왕버들 200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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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벌의 새벽 2009.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