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늙은 소나무 박 인 혜 푸른 하늘 하현달 늙어진 소나무 바람소리 새 소리 귀 기울여 주며 등 굽어 아름다워라 거친 세월 낚는다 어떤 소나무 박 인 걸 가파른 절벽(絶壁)에 가까스로 매달려 아슬아슬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저것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며 곡예(曲藝)가 아닌 비명(悲鳴)이다. 한 톨 씨앗으로 바위틈에 떨어져 어느 날 눈을 떴을 때 아찔함을 느꼈지만 던져진 주사위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절망(絶望)을 극복하며 그래도 시푸르다. 경쟁이 없는 자유 스스로 터득한 여유 익숙해진 불편함 버티며 사는 철학 바람에 흔들려도 허비하지 않은 세월 범접이 불가능한 한 폭의 수작(秀作)이다. 저 소나무 ㅡ 아들에게 안 웅 니 애비가 그랬고 애비의 애비 또 그 애비도 그랬듯이 저 산 중턱 우뚝 솟은 소나무를 보려거든..
2019.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