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상공(上空)의 안드로메다(Andromeda over Patagonia)
눈부신 햇빛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별들은 늘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을 유지한 채 하늘에 떠 있다. 이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이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천체 관측에 뛰어드는 한 가지 방법이다. 아마추어 천문인 데이비드 아이커(David J Eicher)는 망원경으로 구상 성단을 처음 본 뒤에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그날 밤, 나는 갑자기 꽁꽁 감춰진 비밀을 알게 된 양 흥분에 휩싸여 돌아왔다. 내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세계 역시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거리를 걷거나 신발을 신거나 슈퍼마켓에서 청령 음료를 살 때에도 이전과는 뭔가 크게 달라진 것을 느꼈다. 과거와는 달리 나는 파란 하늘 저 너머에 보이지 않는 별과 세계가 수많이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알고 있..
20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