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생각함 김 영 준 죽음도 저 같이 풀벌레 울음소리이거나 작은 개울물 소리이거나 먼 데서 밀려오는 바람소리이거나 혹은 너무도 어두워 어둡지 않은 밤하늘이었으면 하는 생각 중에 비 내린다 죽음도 저 같이 고추나무 말채나무 국수나무 쉬나무 같은 이름으로만 남을 수 있다면 작살나무 층층나무 귀룽나무 같은 이름으로 떠돌아 일일이 기억되지 않는다면 하는 생각 중에 어디선가 새 한 마리 할喝, 짖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