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부르는 노래(林下辭)
청빈하게 살아가는 도인이여 안개와 노을 속에서 날개를 치는구나. 칡 옷 한 벌로 겨울 여름 지내고 솔바람 소리 들으며 생애를 보내노라. 하늘은 높아서 머리를 치켜들고 땅은 넓어서 무릎을 쭉 편다네. 파란 이끼를 담요로 삼고 흙덩이 돌을 베개 삼아 누웠다네. 등나무 넝쿨은 해를 가리고 푸른 냇물은 길이 흐르니 사는 것이 이와 같은데 죽음 또한 어이 근심하리. 푸른 바다에 솟은 세 봉우리엔 흰 구름과 푸른 두루미가 오가고 두견새의 울음소리는 빈 산 밝은 달 위로 울려퍼진다. 오호라, 줄 없는 거문고와 구멍 없는 피리가 아니라면 내 누구와 함께 태평한 시대의 노래를 부르리오
2012.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