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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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청봉
흰 눈은 높은 산에 이 성 선 흰 눈은 높은 산에 와서 혼자 오래 머물다 돌아간다. 새와 구름이 언제나 그곳으로 향하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다. 겨울산 이 성 선 겨울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홀연 놀란다 나무는 오간 데 없는데 나 혼자 나무 향기를 맡는다
2023.07.31 -
설악산 대청봉
해 지는 소리 -山詩·47 이 성 선 향기 있는 사랑이 그립다 해 지는 소리 남아 있는 산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잔다 산이 저무는 시간 물 속을 들여다보고 앉아 있으면 세상은 깊어지는데 사람들만 야단이다 꽃이 지면 허공은 새롭다 새 그림자 지나가면 물이 더 맑다 남으려 하는 것은 욕된 것 머물려 하는 것은 아직 너를 넘어서지 못한 것 삭발한 산을 따라 기다리는 이 없는 곳으로 떠돌리라 물 속 빈 산에서 들리는 당신의 독경소리 찾아
2013.05.31 -
금강초롱꽃
금강초롱 김 승 기 환한 대낮에도 등을 켜야 하는 푸른 어둠을 품고 사는 이여 밤에도 여전히 등을 밝히나이까? 누구를 부르는 손짓이기에 메아리도 울지 않는 깊은 산 숲 속에서 그토록 처절한 외침으로 고요한 종소리를 울리나이까? 어떤 아픔을 품어 안았기에 맑다 못해 푸르려고 싶어 오로지 고행으로만 단단해져야 하는 금강석을 닮으려 하나이까?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견고함을 뚫고 나오는 영롱한 빛이여 어찌 그리도 초롱초롱하나이까? 너무 캄캄해서 오히려 잠들 수 없는 밤은 또 무슨 색등으로 밝히나이까? 별빛 쏟아지는 절간 새벽, 온몸을 칭칭 감아대는 금강경 예불소리 목탁소리 자근자근 밟아가며 도량석을 돈다 한들, 탑돌이를 돈다 한들, 몇 날 며칠 밤을 참선으로 지새운다 한들, 그대를 따를 수 없는 지혜 바..
2010.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