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장 정 일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픈 일생이 아물어진다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굵직 굵직한 나무등걸 아래 앉아 억만 시름 접어 날리고 결국 끊지 못했던 흡연의 사슬 끝네 떨칠 수 있을 때 그늘 아래 앉은 그 것이 그대로 하나의 뿌리가 되어 나는 지층 가장 깊은 곳에 내려 앉은 물 맛을 보고 수액이 체관 타고 흐르는 그대로 하나의 뿌리가 되어 나뭇 가지 흔드는 어깻짓으로 지친 새들의 날개와 부르튼 구름의 발바닥 쉬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사철나무 그늘 아래 또 내가 앉아 아무 것도 되지 못하고 내가 나 밖..
2012.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