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월이 전하는 말반 기 룡(1961- ) 한 사람이 서 있네그 옆에 한 사람이 다가서네이윽고 11이 되네서로가 기댈 수 있고 의탁이 되네직립의 뿌리를 깊게 내린 채나란히 나란히 걸어가시네북풍한설이 몰아쳐도꿈쩍하지 않을 곧은 보행을 하고 싶네한 사람 또 한 사람이 만나조화와 균형을 이루고올곧은 모습으로어기여차 어기여차장단에 맞춰 풍악에 맞춰사뿐히 사뿐히 걸어가시네삭풍이 후려쳐도평형감각 잃지 않을온전한 11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네 11월오 세 영(1942- ) 지금은 태양이 낮게 뜨는 계절,돌아보면다들 떠나갔구나,제 있을 꽃자리제 있을 잎자리빈들을 지키는 건 갈대뿐이다.상강(霜降).서릿발 차가운 칼날 앞에서꽃은 꽃끼리, 잎은 잎끼리맨땅에스스로 목숨을 던지지만갈대는 호올로 빈 하늘을 우러러시대를 통곡한다.시들..
201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