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박 종 영 옥빛 가을 내려앉은 작은 섬 둘레가 어느새 하얀 웃음 돌아 고운 입술을 드러낸다. 외로워 빛바랜 해국(海菊)도 몸통 드러내어 흔들리고 낡은 깃발 펄럭이며 지루한 항해를 멈추지 못하는 나그네 같은 통통배 한 척도, 파도의 그림 안으로 숨어드는 가을 바닷가, 잔잔한 물결이 오갈 때마다 빠드득 아픔을 비비는 몽돌의 소리, 그 아픈 울음으로 잘게 부서지는 모래, 모래알 위로 아득한 세상의 눈물이 쌓인다.
201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