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그림자 이 민 숙 널브러진 아픔에 기대 거꾸로 선 물그림자 들여다본다 거꾸로 선체 가지를 흔들고 꽃잎을 흔들고 하얗게 꽃잎도 날린다 물구나무서서 그림자로 사는 것도 아닌데 아플 때가 잦은 것일까 아픔이 지나가면 거꾸로도 잘만 흘러간다고 흘러가다 보면 바로 선 그림자가 보인다고 가만가만히 조용조용히 잔잔하게 흔들리라 한다 물그림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