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수영
까치수영 김 승 기 손짓하는 까치를 따라들어간 숲오솔길 걸어산모롱이 돌아서니까치는 간 곳 없고가부좌로 앉은백발노인얼굴 가득눈웃음허연 턱수염날마다 가슴 위로내려쌓이는 티끌화안히 헹구어주는아, 황홀함얼른 고개 숙여합장으로 인사하며 비껴가는데등짝을 때리는죽비소리깜짝 놀라뒤돌아보니그분은 보이지 않고저만치서 파안대소로웃음 날리는꽃한 송이번쩍쿵체증 뚫리며 밀려드는종소리하늘마저 흔들어 깨우는산울림 까치수영김 윤 현뿌리 하나만 남겨둔 채 모두 버리고겨울을 거뜬히 견디는까치수영의 인내를 배우고 싶다하얀 이를 소복이 드러내고 해맑게 웃는까치수영의 명랑을 간직하고 싶다꽃을 피우려는 꿈 이외에는 욕심이 없고다가서는 이들에게는 향기를 베푸는까치수영의 사랑을 닮고 싶다벌이 날아와 꿀을 물고가도 탓하지 않고바람이 불어와도 ..
2018.11.09